직접 드립해 마시는 커피의 가장 좋은 점은 커피의 향기부터 마실 수 있다는 점인것 같아요.
그래서 커피향이 피어오르는 순간인, 커피를 갈고 커피를 내리는 과정도 이미 커피를 마시는 중인 셈이구요.
책에서 '향수'는 '향기의 영혼을 가두는 것'에 가깝고, 커피를 마시는 일은 커피의 '향기를 나누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드립퍼에서 방울방울 떨어져 이미 추출되어 있는 커피위에 동그르르 굴러가는 커피 방울 보는 일이 제가 커피 내리는 과정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데,
책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가 향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매료되었던 부분과 왠지 닮은 것 같아요..
그래서 드립 할 때 마다 이 책이 떠오르곤 하네요~^^
‘ 점차 증류기가 끓기 시작했다. 한동안 시간이 흐른 후 처음에는 뜨문뜨문 한 방울씩, 그 다음에는 실처럼 가늘게 마루렌코프의 세 번째 관으로부터 발디니가 밑에 세워 둔 풀로렌스 병으로 증류액이 흘러내렸다. 증류액은 처음에는 묽고 흐릿한 수프처럼 보잘것없어 보였다. .....(중략) 부드러운 향기의 꽃물만 떨어지고 병에는 순수한 기름만 남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식물의 강력한 향기의 원천인 에센스였다.
그르누이는 이 과정에 매혹되었다. 그가 인생에서 뭔가 감동이라는 것을 -물론 그 감동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진 채 차갑게 타올랐다-맛본 적이 있다면 바로 불과 물과 수증기, 그리고 골똘히 고안해 낸 어떤 도구를 이용해 물질로부터 향기의 영혼을 빼앗는 이 과정에서였다..... '
근래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책으로도 워낙 많이 읽혔으니,, 책 내용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죠~
하지만 요 느낌으로 다시 이 책 읽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날씨도 흐릿하고 졸리기만 한 날이라 게으름 피우며,, 엉터리로 볶아진 제 과테말라에서 조금 향기의 영혼을 빼앗진 못하고 구걸하여^^;;;; 향수 다시 읽어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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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까올리
작성일 2024-05-09 1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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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까올리
작성일 2024-05-09 1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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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바이나미
작성일 2024-05-09 1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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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바이나미
작성일 2024-05-09 1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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